300억의 사나이, 오다 노부나가 경영 10법칙

300억의 사나이

 

작가 : 한원태, 김영한 공저

출판 : 다산북스

 

 

300억의 사나이를 보면서 먼저 생각난 것은 H투자신탁에 근무하던 시절, 부산지점과 서면지점에서 근무하던 청원경찰과 안내아저씨의 모습이다.  내가 근무하던 부산지점의 청원경찰중 기억나는 인물중 한명은 여자 청원경찰이었는데, (당시는 지점 분위기를 좋게한다는 명목으로 여자 청경을 모집하는 유행이 있었다) 지점에서 역할이 거의 없었다. 현금수송할때 함께 따라다니는 것 외에는 지점 한구석의 청원경찰 자리에서 그저 지점안을 둘러보며 하루가 가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가끔 창구가 붐비면 청원경찰에게도 이런저런 문의를 하는 고객들이 있었지만, 그 젊은 여자 청원경찰은 자신은 청원경찰이라고 이미 자신의 역할범위를 고착화 해 논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고객들이 이런저런 것을 물어봐도, 난 직원이 아니라서 잘 모르니 잠시 기다렸다가 앞 손님의 상담이 끝나면 상담하시라는 안내정도가 전부였다.  더 이상의 것을 하려는 의지가 없었다. 

 

부산지점 청경의 태도가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은 청원경찰이기 때문에 그 이상의 것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와는 반대로, 서면지점의 안내아저씨의 경우는 좀 달랐다. 오십이 훌쩍 넘은 그 안내아저씨는 몇권이나 되는 아주 오래된 수첩을 우리들에게 자랑스래 보여주곤 했다. 

 

그 수첩에는 한원태씨의 경우와 비슷하게 고객들의 인적사항과 그간의 거래 내역들이 꼼꼼하게 적혀있었다.  아저씨는 이게 내 재산이라며 껄껄 웃으셨다.  손님들중에는 정말로 아저씨를 찾아오는 분들이 많았고, 여유가 있을때는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아웃바운딩을 하기도 했다. 

 

당시 안내를 보시던 아저씨에게도 나중에는 캠페인이 할당되기도 했지만, 정직원 같은 부담감은 없었고, 지점에서도 그렇게 기대하거나 부담을 많이 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서면지점의 그 안내 아저씨는 캠페인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가 적극적인 고객관리를 하고 있었고, 그 고객들의 결국 자신의 자산이라는 것을 이미 깨닫고 있었던 것 같다. 

 

행여 회사를 그만두게 되더라도, 그 두꺼운 고객관리 수첩들만 보여준다면 다른 금융기관으로 옮기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것이다.  당시 고참 정직원(사원급)이면 200억내외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었는데, 그 아저씨도 정직원 정도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당시의  투자신탁 부산, 서면지점은 한지점에서 관리하는 자산규모가 5천억 수준이었기 때문에 직원 1인당 관리자산 규모는 은행에 비해서는 상당히 큰 편이라 한원태씨의 300억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5천억의 자산을 지점 직원들이 나누어서 관리하자면 대리정도만 되면 자신이 직접 유치한 자산이 아니더라도 300억이상은 당연히 관리해야할 몫으로 배정되기 때문이다. 

 

서울은행 석수지점의 한원태씨 경우로 돌아와 보면, 그의 모습은 실제 내가 알고 있던 서면지점의 안내아저씨와 매우 유사한 것 같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서 한가지 생각해볼 내용은, 자신의 주어진 위치에서 무슨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마음가짐일 것이다.  나는 청경이니까 금융상품을 몰라도 된다거나, 난 청경이니까 고객들에게 인사정도만 하고 고객들 줄세우는 정도만 하고, 현금수송만 따라다니면 내 할일을 다 했다고 생각했다면 300억의 한원태씨는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많은 이들은 아마도 정직원을 시켜주면 열심히 한번 해볼텐데라고 생각하기 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경험해온 몇몇 경우에서도 그러했지만,  먼저 스스로가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자연스래 주위에서 그것을 알아주고, 결국에는 자신이 원하는 자리에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게 되는 것이 자연스런 순서였다. 

 

따라서 자신의 위치를 넘어서서 자신이 생각하기에 필요하고, 또 하고싶다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끔 문제는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는 것인데, 이런 경우는 상당히 곤란하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우선 찾게되면 그 다음은 쉽다.  목표를 세우고 그 곳을 향해 정진하면 된다.

 

그런데 자신의 가족보다, 고객들을 더 열심히 돌보고, 여러 은행들의 스카우트 제의를 뿌리치고 기것 새마을 금고로 올긴 것을 보면 한원태씨는 그저 친절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그것에 삶의 의미를 부여한 것이 아닌가 싶다. 

 

사실 영리한 사람이라면 큰 고객 몇 명을 물어서 영업 성과를 올리고 또 그것을 기반으로 보다 인센티브가 많은 직장으로 이직을 통해서 수직상승을 꿈꾸는 것이 일반적일텐데, 한원태씨의 살아가는 모습은 전혀 그러하지 않으니, 오히려 욕심이 없기 때문에 더 많은 고객에게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고, 또 그 자신도 더 행복할 수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결론은 한원태 씨의 300억은 얕은 기술이나 인사만 잘하는 단순한 친절로 이룩된 것이 아니라, 자신을 헌신할 수 있는 삶의 목표을 찾았기 때문일 것이다.  방향만 잡으면 그 다음은 쉬운 것 같다.  그리고 열심히 하는 건 어렵지 않으나 효과적이고 올바르게 하는게 더 어려운 것 같다. 

 

 

 

 

 

 

오다 노부나가 경영 10법칙

 

작가 : 기타미 마사오

출판 : 이경민

 

 

 

오다 노부나가의 몇가지 메시지

 

책이 의뢰로 반복되는 내용이 많아. 제목은 10법칙이지만 읽은후에 기억에 남는 몇가지 메시지들에 대해서만 좀더 생각해 보려고 한다. 

 

1. 인생은 짧다.

 

아주 기본적인 삶의 자세다.  나이를 먹을수록 1년 1년이 점점 더 빨리 지나간다.  요즘은 40, 50이 된 내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만큼 나이먹어서의 1년은 어릴때의 1년보다 더 소중하다고 할 수 있겠다.  나 스스로도 그러하고, 나와 함께하는 모든 조직원들이 인생은 정말 짧다는 것을 공감했으면 좋겟다.  그렇다면, 당연히 열심히 살아야 겠지만, 무엇보다 소중한 것을 해야 한다.  정확한 방향성을 가지지 않고 무조건 앞으로만  달려나가는 것은 곤란하다.  물론 게으른 것보다는 낫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욱 소중해지는 시간들을 좀더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열심히 달리면서도 이 길이 맞는 길인지, 계속 점검하고 목표했던 길과 어긋나고 있다면 수시로 수정해 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는 목표설정이 잘못되었다면 계속해서 다듬고 수정해 나가면서 달려야 한다. 

 

2. 큰 뜻을 품자

 

목표는 크게 세우는 편이 좋다.  개인에게나 조직에게나 분명 적절한 능력은 있을테지만, 능력이 부족하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 된다.  또한 실제로 부딪혀 보기전에는 사실 능력을 알기 어렵다.  다시말하면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보다 실제 할 수 있는 일이란 것은 훨씬 더 큰 것일지도 모른다. 

 

오다 노부나가는 너무 폭주하다가 비교적 일찍 생을 마감한 경우이지만, 오다의 목표가 그저 뛰어난 장수가 되는 정도였다면 오다의 목표가 성공적이고 그의 노후가 편안했다고 하더라도 그의 끝은 뛰어난 장수일 뿐이다. 

 

개인적으로 1993년 막 대학에 복학하고 영어공부를 시작하면서 토익800점을 목표로 삼았다.  당시로는 그 점수면 대학내에서도 몇 명 되지 않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3학년이 되서 두번째 토익시험을 치면서 815점이 나와버렸다. 

 

우습지만 상당히 황당했고, 그때의 영어실력이 지금의 영어실력 그대로다.  물론 그 이후로 해외 어학연수파, 카츄샤파, 영어동아리 파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후배들은 토익 900점이 아니면 명함을 내밀지 못하는 상황으로 대학가를 바꾸어 벼렸다.  목표를 너무 낮게 잡았던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도 개인적으로 재무목표를 10억이 아니라 100억으로, 회사의 목표를 M/S 1위가 아니라 M/S 50% 이상달성으로 바꿔야 하는게 아닐까 싶다. 

 

3. 인재를 모은다.

 

조직으로서는 뛰어난 인재를 개인으로서는 뛰어난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은 비슷한 개념일 수 있을 텐데, 조직에게나 개인에게나 인재와 함께한다는 것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예전에 읽은 책 Good To Great에서도 무엇을 할지 회사의 전략을 세울 필요가 없이 뛰어난 인재를 모아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분위기만 만들어주면 뛰어난 인재들이 무엇을 할지 알아서 발굴하고 회사를 잘 이끌어 간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꽤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개인에게도 마찬가지로 스스로 열심히 노력해서 이루는 성과보다, 뛰어난 지인이 제공해 주는 기회가 더 큰 이익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들면 내가 부동산 투자에 잼병이라도 부동산에 전문가인 친구가 있다면 그가 제시하는 기회를 통해서 큰 부자가 될 수도 있다. 

 

4. 공을 세우면 포상은 듬뿍 내린다. 

 

이 역시 개인도 마찬가지다.  부자가 되려면 부자에게 진짜로 점심을 사라는 이야기와도 비슷한 맥락인데, 친구이든, 직장동료건, 조직의 일원이건 사람의 관계라는 것은 서로의 이해가 맞아야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어야 의미가 있다. 

 

[그냥 친구가 진짜 친구]라고 하는 어느 TV-CF의 카피가 처음에는 멋스럽게 들리기도 했지만, 세상살이에서는 이왕이면 서로에게 힘이되고, 서로에게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친구가 훨씬 값진 친구다.  이런 친구와 항상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려면 도움을 받았을 때는 확실하게 보답을 해야한다. 

 

후배이거나, 내 밑에 있는 직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괜히 작은 돈 아끼려고 해서는 소탐대실이 될 뿐이고, 절대로 사람을 이끌 수 없다.

 

5. 조직에는 긴장감을 유지시켜라

 

상당히 실무적인 멘트인데, 현대 조직에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다운쉬프트 족이라면 여유로운 삶이 가능하겠지만,  도시에서 살아가려면 어느 정도의 긴장은 필수품인듯 싶다.  현재 직장인치고 긴장감 없이 생활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사람인지라 자극이 없으면 긴장이 풀리는 것도 자연스러운일이다. 

 

조직을 살아있는 유기체 처럼 활달하게 움직이려면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만, [Fish]나 [총각내 야채가게]에서처럼 신명나게 일하는 분위기나 Fun이 있는 분위기로 이끌어 가는 방법이 더 훌륭한 방법론이 아닐까 싶다. 

 

레드오션에서 죽도록 열심히 발버둥 치기보다는 생동감있는 아이디어로 블루오션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6. 수비가 약했다.

 

누구에게나 단점은 있고, 아무리 좋은 제안성도 허점은 있게 마련이겠지만 유난히 공격에 강했다는 오다 노부나가도 수비에는 약했다 한다.  결국 이러한 점이 그를 어이없는 죽음으로 이끌게 했다는데, 엄청난 긴장속에 미친듯이 열심히 앞만보고 달리다가 허를 찔려 죽는 인생이 노부나가의 인생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좀더 전후좌우를 살피고, 좀더 천천히, 좀더 은덕을 배풀며 살았다면 천하통일은 늦어졌을지 모르지만 자신을 포함한 보다 많은 사람이 더 행복하지는 않았을까.  아직은 정답은 잘 모르겠지만, 어느쪽이든 치우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된다는 점은 확실하다. 

 

7. 과도한 처분으로 가신을 동요시켰다. 

 

이 역시 오다의 약점이자 실수인데, 가신들의 실패에 과도한 처분을 내리자, 가신들은 당장은 살아남고 출세하기 위해서 열심으로 충성하지만 결국 노부나가를 배신하고 죽이게 되었다.  오다의 오른팔중 하나였던 미쓰히데가 혼노사의 변이라 불리는 사건을 통해 노부나가를 죽이게 되는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혁명가적이라고 보이는 오다 노부나가의 여러 방식들을 보면서 벤치마크 해야 할 포인트들도 있었지만, 조심할 것은 치우침이 없어야 하겠다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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