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운문사

차로 고향(부산) 갔다오는 길에 청도 운문사에 들렀다.  철로 들어가는 초입이 아주 운치있었고, 절은 단아하고 깔끔했으며 아기자기했다. 사면이 산으로 둘러쌓인, 아니 폭 파묻혔다고 해야 옳을 그런 곳에 위치하고 있는 운문사는 참 세상과는 한켠 옆으로 떨어져 나온 곳 같았다. 

서울 경기 지역의 절만 보다가 경상도의 절을 보니 많이 다르다.  특히, 일본의 절과 많이 닮아 있다. 

운문사 들어가는 길은 제법 긴 삼림욕길을 통해 나있다. 

 

 

 

 

 

저 끝에 보이는 것이 주차장이지만 초입부터 걸어 들어가는편이 더 좋을것 같다. 우리는 주차한 후에 오히려 뒤쪽으로 한참을 걸어나왔다 다시 들어가면서 풍광을 즐겼다.

 

 

 

 

 

운문사 본당이 있는 절 외에도 주변에 도를 닦는 것으로 보이는 암자로 가는 길이 여럿 있었다.  승가대학이 이곳에 함께 자리하고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공부하고, 수행하는 절이라는 느낌이 든다.

 

 

 

 

들어가는 진입로 중간쯤에는 이렇게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벤치에 앉으면 아래 낮게 흐르는 개울물 소리가 매우 크게 느껴진다.  물소리가 커서가 아니라 산으로 둘러쌓인 이 공간이 너무도 조용해서 도시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소음없음이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이곳에 잠시 앉아보니, 도시에서의 차소리, 에어콘 소리, PC의 팬소리, 사람들 떠드는 소리, 수많은 소음들에 그동안 심신이 얼마나 지쳐 있었을지 깨닫게 되었다. 

적막한듯함 속에서 역설적으로 크게 들리는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가 정말 이세상이 아닌것만 같았다.

 

 

 

 

운문사로 들어가는 입구다.  절이 산기슭이 아니라 완전평면에 지어졌다는것도 좀 특이하다. 

그리고 아마 약간의 입장료를 받았던것 같다.  과연 돈값을 하느냐 하는 문제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경상도 지역의 절에 익숙하지 않은 나로서는 괜찮았다.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무지하게 오래됐다는 소나무. 

 

 

 

 

 

전체적으로 넓적 넓적하게 건물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문이 없는 이곳은 무슨 강당처럼 사용되는 곳인것 같았다.

 

 

 

 

 

처마아래로 보이는 단청(?)의 색깔들이 매우 화려하다. 

 

 

 

 

 

재미있는 불화. 석가로 보이는 분 주위로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모여있는 현대적인 느낌의 그림이다.  종교가 현대적 감각을 수용한다는 것은 괜찮은 것 같다.  난 무신론자이지만 불교와 같이 차분한 종교가 좀더 영역을 확장하는것은 괜찮아 보인다. 

 

 

 

 

 

강당으로 보이는 건물의 천정은 파란색으로 도색되어 있었다.  이건 북경에서 봤던 전통건물에서와 같은 색갈인데 흔한색은 아니다 싶다.

 

 

 

 

 

비가 막 그친후고 평일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더 한적해 보였던것 같다.

 

 

 

 

 

저 멀리 산중턱에 걸린 암자가 보인다.  이 지역은 정말 산으로 빙 둘러쌓여 있어 아늑한 느낌이 많이 든다.  외부와 단절된 느낌도 있고.

 

 

 

 

 

그런 느낌을 잘 보여주는 사진이 있어서 하나 들고 왔다. 

출처 : http://hung.kookje.co.kr/312

 

 

 

 

 

비구니들만 있다는 이곳은 출입이 불가능한 공간도 있었다.  저런 안내표지가 있으면 왠지 그 안쪽은 더 신비로게 느겨진다. 

 

 

 

 

 

불당안은 여느절과 크게 다르지 않은것 같다. 

 

 

 

 

 

운문사입구 반대편에 나있는 작은 출입구는 또 다른 절의 다른 비밀스런 공간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물론 출입금지 구역이다. 

 

 

 

 

 

절이 많이 크지는 않다. 한번 둘러보고 나오는데 30분정도면 충분하지 싶다.  저곳은 스님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부엌인것 같았다.  밥짓는 연기와 열린 문틈으로 곱게 새어 나오고 있었고 함께 장작으로 불떼는 냄새와 밥익는 냄새가 어릴적 외할머니 댁에서 맡아보았던 시골의 아궁이를 생각나게 했다. 

열린 틈새로 살짝보니 여전히 아궁이와 가마솥으로 밥을 짓고 있었다. 

 

 

 

 

 

깔끔하게 정리된 듯한 느낌과 기와 꼭대기에 놓인 2개의 기와의 형상 그리고 지붕측면에 찍혀있는 동그란 무니까지 모두 일본절의 느낌과 많이 닮아 있었다.  역시 경상도 지역의 문화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과의 거리만큼 교류가 있었나 보다 싶다. 

 

 

 

 

 

조금은 잘 가꾸어진 정원 같지 않나?

 

 

 

 

 

이곳의 담들은 모두 일률적이지가 않다.  이처럼 돌을 빗살무니처럼 리드미컬하게 쌓은 곳도 있지만, 운문사의 다른 영역의 담은 제각각 독특한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의도적으로 다양한 형식을 보여주고자 고안된 듯한 아기자기함이 담에서도 느껴졌다.

 

 

 

 

 

눈길을 끄는 불화들, 염라대왕 앞에서 지옥행이 결정된 죽은자들이 끓는 물에 삶기는 벌을 받고 있다.

착하게 살아야쥐~  ^^

 

 

 

 

 

또 다른 불화, 불경속의 어떤 이야기를 시리즈로 이어놓은 것인가 싶기도 하다.

이것은 죽은자들이 사후세계로 이동하는 장면인것 같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봄이나, 가을에 다시 와도 좋을 듯 싶은 곳이다. 

운문사 자체도 단아한 느낌이 좋지만, 진입로와 주변의 경치도 도시의 묵은떼를 벗기기엔 참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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