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실물펀드는 어떻게 수익을 내는가?






실물펀드의 투자대상은 원유에서부터 선박 그리고 한우 등 그 대상이 매우 다양하고 또 금융상품처럼 무형의 것이 아닌 형태가 있는 실제의 상품이기 때문에 매매, 수송 및 보관이 매우 어렵다.  그렇다면, 실물펀드들은 어떤 방법으로 실물에 투자해서 수익을 내는 것일까?  원자재 펀드들은 실제로 원유를 구매했다가 팔아서 수익을 내는 것일까? 

 

실물펀드가 수익을 올리는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다

첫째, 상품지수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원자재 등의 여러 상품들의 가격 움직임은 지수로 만들어 발표되고 있는데, 이러한 지수에 투자하면 원자재에 직접 투자한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질 수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기 위해서 직접 삼성전자나 현대차 같은 주식을 매수하지 않고, 선물시장에서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매수하거나 현물시장에서 ‘코스피 ETF’를 매수하면 시장 전체를 매수하는 효과를 가지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주식형 펀드로 비교하자면 인덱스펀드[1]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특정 원자재를 골라서 투자하는 것이 아니고 원자재와 곡물 등에 골고루 투자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품시장 전체가 전반적으로 상승할 때 효과적이며, 여러 상품들이 지수속에 다양하게 섞여 있기 때문에 인덱스 펀드와 같은 분산투자 효과가 있다. 다만, 대체로 각 상품지수들은 원유에 대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원유 가격의 움직임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대표적인 상품지수에는 로이터-제프리 CRB 지수 (Reuters/Jefferies CRB Index), 로저스 인터네셔널 상품 지수(Rogers International Commodities Index), 다우존스-AIG 상품 지수(Dow Jones- AIG Commodity Index), 골드만 삭스 상품 지수(Goldman Sachs Commodity Index)등이 있다. 각 지수들은 원유, 원자재, 곡물 등 다양한 상품들의 가격을 적절한 비중으로 나누어 반영하고 있다. [2]

지수에 투자하는 방식의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미래에셋맵스로저스Commodity인덱스특별자산’을 예로 들수 있다.  동 상품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로저스 인터내셔널 상품 지수에 투자해서 동 지수가 상승하는 경우 그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에 해당한다.

상품들의 가격을 종합해서 산출하는 지수가 아니더라도, 상품선물시장의 개별 상품지수에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들어 금펀드라고 하면 직접 금괴를 매수하지 않고, 금선물지수를 선물옵션거래소에서 매수하는 방식으로 금에 투자할 수 있다.  이런 단일상품지수에 투자하는 경우도 역시 직접 상품에 투자하는 번거러움 없이 거래소에 상장된 상품선물을 거래함으로서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고, 장내에서 거래하기 때문에 유동성도 풍부하며, 직접 실물을 인수도 하기위한 수송, 보관 등의 부가적인 수고를 덜어준다.  따라서 상품지수를 통해서 투자하는 방식이 실물펀드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이다. 

 

둘째, 상품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에너지관련 펀드를 들 수 있다. 동 펀드는 에너지 개발 사업을 하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펀드다. 즉, 외형상으로 개별주식에 투자하므로 주식형 펀드가 된다. 그러나 유전개발관련 기업에 집중투자하는 유전개발펀드라고 한다면, 유가가 상승할 때 가장 큰 폭의 수혜를 입게 되므로 유가의 상승을 기대하고 투자할 수 있는 실물펀드의 하나가 된다.

이런 방식으로 해당 실물에 직접투자하기 보다는 해당 실물을 다루는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 또 하나의 실물펀드의 운영방식이다. 이 경우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개별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관련 상품가격의 등락외에도 경기하락이나 금융시장여건 변화로 인한 주식시장 전반의 하락시기에는 수급악화 및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영향등에 의해서 관련 기업의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즉, 궁극적인 투자대상인 상품가격과 무관한 외부 변수에 의해서 펀드의 수익률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상품지수에 투자하는 방식의 펀드와 상품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방식의 펀드의 성과를 비교분석한 연구에 의하면, 장기적인 평균 수익률의 개념으로 볼 때 상품지수를 이용한 펀드가 보다 성과가 우수했다는 결과가 있으므로 참고하기 바란다. 그리고 이러한 유형의 펀드는 제도상의 분류에서 볼 때 실물펀드가 아닌 해외주식형 섹터펀드 또는 테마펀드로 분류되기 때문에 형식과 실질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고, 때문에 벤치마크 지수도 일반적으로 주식관련 지수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유형의 펀드에 대한 벤치마크대비 성과를 해석할 때는 이점에 유의해야 한다. [3]

 

[Small Tip] 벤치마크

 

펀드매니저의 성과는 통상 벤치마크 대비 성과로 평가를 받기 때문에 가능하면 벤치마크 자체는 관대하게 결정하고자 하는 유혹을 받게 된다. 미묘한 차이일 수 있지만 때로는 이것 때문에 벤치마크 대비 성과가 다소 비합리적으로 좋게 나오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펀드의 성과를 비교하는 벤치마크는 제대로 선정이 된 것인지, 특히 누락된 요소는 없는지 투자자는 좀더 보수적인 입장이 될 필요가 있다. 물론 때로는 절대적으로 합리적인 벤치마크를 설정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펀드도 있을 수 있으니 유의하자. 예를들면 주가연계증권(ELS)나 파생연계증권(DLS)가 대표적이다.

 

실물펀드가 수익을 내는 세번째 방법으로는 실물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한우펀드의 경우 직접 특정 농가의 한우 송아지를 매수한다든지, 와인펀드의 경우 프랑스 특정 와이너리를 통째로 매수한다든지, 선박펀드라면 유조선과 같은 선박을 직접 매수하거나, 부동산 펀드의 경우 실제 빌딩을 매수하는 등이 실물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이 된다. 

이 경우에는 앞서 설명한 상품지수나 상품관련 기업에 투자한느 것과는 달리 체계화된 거래소에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서 균일화된 지수, 선물,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비 정형화된 방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상품의 수익구조가 복잡한 경우가 많고, 잘 드러나지 않는 운용상의 위험요소들도 많이 숨어있으므로 투자자들의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들어 한우펀드에 투자한다고 가정해 보면, 실제 송아지를 구매해서 잘 키운 다음 팔아야 하는데 어린 송아지들이 갑자기 집단 전염병에 걸려 폐사한다거나 하는 위험도 있을 수 있고, 미국소 수입문제 등 대외적인 변수로 인해서 한우의 시세가 비정상적으로 급변하여 기대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할 수 도 있다.  또한 한우라는 것은 금융상품이 아닌 실제 실물이므로 소를 키우고 관리하는 전문가의 능력에 한우펀드의 운명이 달린만큼, 금융외적인 해당 실물을 실제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하는 주체에 대한 신뢰성이 핵심 체크포인트다. 해당 펀드를 판매하고 운용하는 금융기관이 아무리 이름난 곳이라고 해도 금융기관에서 소키우는데 대하여 뭘 알겠는가?

와인펀드라면 직접 포도밭을 관리하는 주체가 누구인지, 부동산이라면 어떤 부동산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는지, 선박이라면 어떤 해운회사가 함께 참여하고 있는지 등이 핵심적인 검토요소다. 

하지만 실물자산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는 증권거래소에서는 거래되지 않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로 펀드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 그만큼 일반적이지 않은 새로운 수익기회를 창출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 된다. 언제나 남들이 하지 않는 것에 수익이 있다는 일반적인 원칙을 재발견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실물펀드이기도 하다.



[1] 인덱스펀드(Index Fund) : 인덱스(index) 지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예를들어 종합주가지수(Composite Stock Index)라는 용어를 생각하면 쉽다. 따라서 인덱스펀드라고 하는 것은 개별주식이나 개별 선물상품이 아닌 종합주가지수와 같은 특정한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이다. 정확하게는 지수의 등락이 그대로 펀드의 수익률이 있도록 만들어진 것으로, 예를들어 종합주가지수 인덱스 펀드라는게 있다고 가정하면 펀드는 종합주가지수의 등락과 동일하게 수익률을 내기 위하여 종합주가지수 전종목에 비중대로 투자하면 된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그러한 투자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종합주가지수의 등락을 가장 흉내낼 있는 대표적인 종목들을 개만 추려서 투자하게된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결국 진짜 종합주가지수와 펀드의 수익률간에 약간의 오차(추적오차라 ) 발생하게 되며, 또한 펀드에는 보수가 있으므로 보수를 차감하면 펀드수익률은 그만큼 하락하게된다. 추적오차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보수를 커버할 정도의 순수익을 만들어야하는 것이 인덱스펀드를 운영하는 펀드매니저의 숙제라고 있다.

[2] 상품지수에 대한 내용은 본서 2 9 상품가격지수에는 어떤것들이 있나?’ 보다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3] 펀드의 성과를 올바르게 측정하기 위해서는 해당펀드가 투자하는 대상의 기준이 되는 시장전체를 나타내는지수를 벤치마크로 삼아야 하지만, 상품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상품가격의 변동을 통한 수익을 얻는 것을 주요 투자전략으로 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벤치마크를 종합주가지수와 같은 주식관련 지수로 선정해 버린다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전체주식시장이 하락하는 시기라면, 벤치마크는 주식시장과 함께 하락하기 때문에 해당펀드의 성과는 절대적인 수익률과 관련없이 나쁘지 않게 평가되겠지만 실제 주요투자전략이었던 원자재시장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투자자의 전혀 그에따른 수익을 보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할 있다. 문제에 대해서는 단순한 해결책이 있지는 않으나 이러한 괴리가 있다는 점을 알고 금융기관의 운용실패에 대한 변명에 휘둘리지 않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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