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소형 스포츠 세단들

시드니에서 좀 지내다 보니 지나다니는 차들을 보면 선호도에서 한국과 꽤 다른 점을 발견하게 된다.

1. 소형차를 많이 탄다. 즉, 중형세단을 보기 힘들다.

2. 스포츠카를 많이 탄다.

한국에서는 보통 성인이 되서 첫 차를 선택할때 1500cc에서 시작하고, 좀 경제력이 되면 보통 중형차라고 하는 2000cc급, 대표적으로 소타나급의 차를 타고, 경제적인 여유가 더 있는 경우에는 중형고급차, 즉, 그랜저 급 세단을 타는게 일반적인데,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RV도 많이들타고, 또 소위 강남/분당을 중심으로 외제차도 점차 많이 일반화 되고 있다. 국내고급차와 수입차의 가격대가 겹치거나 역전되는 경우도 있다보니 외제차=비싼차 라는 등식이 무너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승차감이 좋고 실내인테리어가 삐까뻔쩍한 고급 세단에 대한 일방적인 추종은 상당히 한국 차량문화를 대변한다고 해도 크게 틀린말은 아닐것이다. 특히, 한국문화에서는 외적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기도 하고 남과나를 비교하고 줄세우는게 첨예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호주는 조금 다르다. 소위 프리미엄급 차라고 하는 BMW이나 Audi도 많이 보이고 퍼포먼스 차량으로 분류되는 스바루, 랜서, GTI류나 V6 차량이 많이 보이지만 중형 세단은 참 보기 힘들다.

호주는 영국이나 일본처럼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좌측통행 방식이라고 일본차들이 특히 많이 들어와 있다는 점도 있겠고, 기름값이 미국처럼 싸지 않아 연비가 나쁜 미국차들이 거의 들어오지 않은 것이 배경이 될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차량에 대한 시각이 좀 다른 것 같다.

2000cc 미만급의 소형차에서는 국내랑 상황은 다를게 없지만 2000cc를 넘어가는 급에서는 중형세단에 대한 선호도는 매우 적고, 작지만 스포티한 세단 (골프, 마쯔다, 스바루, 랜서, 3시리즈 등)으로 가거나 가족형 차라면 아예 RV를 선호한다. 수요가 공급을 유발한 건지 공급이 수요를 만든건지 모르겠지만, 현재 호주에서 팔리는 차량군에는 소형 스포츠 세단과 RV차량에 대한 선택의 폭이 매우 넓은 편이다.

 

해서 소형 스포츠 세단을 중심으로 (개인적인 선호도가 들어가 있지만)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자동차 정보를 제공하는 Drive.com.au의 자동차 리뷰/평가를 기준으로 유형별 주요 차량들을 정리해 보았다.

차량모델 뒤에 붙은 숫자는 평점으로 5점 만점이고, * 표시가 붙은 것은 정확한 평점이 없지만 비교시승 등의 평가를 근거로 개인적으로 평점을 맞춰넣은 것이다. 보통 3점이하면 좀 추천하지 않는차, 3.5면 추천할 만한 있는차, 4면 매우 좋은차, 4.5이상이면 극단적으로 좋은차로 해석하면 무리가 없을듯 하다.

평가는 내/외부 인테리어, 엔진, 기어박스, 승차감, 드라이빙 감, 가격, 실내공간, 연비 등 다양항 기준으로 평가된 것이다.

재미있는 점 몇가지는 ,

– VW의 차량들은 워낙에 인기도 좋지만 모든 차종에 걸쳐 평가가 너무너무 좋다는 점이다. 4/5 이하의 차량이 없다.
VW의 골프뿐 아니라 세단인 파사트, 컨버터블인 EOS, RV인 Tiguan 등등 평가가 좋지 않은 차가 없다.  그중에서도 특히 Golf GTI의 명성은 말 그대로 명불허전, 그런데 올해 (아마도) 호주에도 GTD (디젤) 버젼이 들어올 모양이다. 약 20키로의 무서운 연비를 자랑하면서 GTI의 성능을 가진 엄천난 물건이다.

 

 

 

 

 

– 한국엔 정식유통이 안되는 Mazda는 핸들링이 특히 좋고 전반적으로 VW보다 싸면서도 유사한 성능/품질을 제공한다는 면에서 매우 놀라운 발견이다. (국내엔 없다보니 알수가 없었던) 소형 컨버터블인 MX-5에서 중형스포츠세단 MX-8도 평가가 매주 좋고, Mazda3는 골프보다 핸들링이 더 좋다고 하고 가격은 더 싸다, Mazda6도 매우 평가가 좋다.

– 타쿠미의 드리프트나 월드랠리 때문에 유명세를 탄 스바루나 랜서는 워낙 색갈이 있는 차량들이라 승용으로 타기엔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 둘다 다소 매니악 하다고 할까. 다만 그중에서도 랜서는 편안하고 쉬운 하지만 칼같은 운전감을 제공하나 스바루는 제대로 다루기가 매우 힘들다는 평가들이 많았다. 그래도 거 어마어마한 명성에 한번쯤인 타보고 싶은 차들임에는 틀림없다.

 

 

 

 

 

 

– 혼다도 오랜 품질의 저력을 여러곳에서 느낄 수 있었는데, 시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지만 최근 시빅의 최고사양인 Type-R은 가격과 제원에 비해서 경쟁차량대비 성능은 기대이하라 미래적인 외관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러나 RV카인 CR-V는 소형 RV그룹군에서 최고의 차량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중형세단 그룹에서도 Accord Euro는 매우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   한국 차량들이정말 최근의 i30, ix3.5, 뉴Santafe에 와서야 3.5를 받기 시작했고 아직 4점대를 받아본 적이 없다는 점은 많이 아쉬운데, 국내에서 2천초반대의 차량이 이곳에서 3천후반대에 판매된다는 점이 더욱 마음 아프다. 한국에서는 국산차, 호주에서는 수입차. 그러니 호주에서 한국차 살 일이 있을런지. 게다가 아직 성능은 일본차나 유럽차에 비해서 뒤처지는게 공통된 평가이고.

기타 BMW이나 AUDI의 소형 스포츠 세단도 좋은 차들이 많지만 워낙 브랜드 가격이 차량가격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차들이라 순수한 성능보다는 위세를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차종이라 당분간은 크게 관심이 가지 않을듯 하다.

소형 스포츠 세단에 관심이 있다면 참고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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