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여행 8일차 – Ubud

발리여행 마지막날은 ‘우리발리’ 라는 가이드 투어를 하기로 했다. 11시반에 호텔에서 만나 발리 남부지역의 명소를 둘러보고 10시반 밤비행기에 맞춰 8시 조금넘어서 공항에서 일정을 마무리하는 하루짜리 투어다. 소형차 한대로 Private Tour기 때문에 하루라는 범위내에서 일정은 마음대로 정하면 된다. 가격은 US$60, AU$80, 인도네시아 돈으로 800,000루피다.

오전에 시간이 남아서 호텔 풀에서 수영을 할까하다가 피곤하고 오후일정도 꽉차있어서 그냥 에어콘 시원한 호텔방에서 쉬기로 했다. 마지막 남은 무료음료 바우처를 이용해서 시원한 수박쥬스 한잔하며 인터넷 삼매경과 함께 잠시 뒹굴뒹굴 해본다.

시간이 돼서 체크아웃하고 나가보니 전통복장을 한 한국말을 하는 현지 가이드가 ‘우리발리’ 라고 한글이 쓰여진 차를 타고 나타났다. 명절이라 전통복장을 했다는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 가이드 분은 나긋나긋하고 친절했다. 한국말을 8개월 공부하고 6개월 현장에서 수습하고 한국어 가이드 5년째라고 한다. 중학교 1학년때부터 영어를 공부하고 9년째 호주에 사는 우리보다 한국말을 더 잘하는것 같다. 한국말이 쉬운가? 잠시 고민이 됐다.

Ubud을 벗어나기 전에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라고 불리는 Co-working space Hubud을 잠시 들렀다. 디지털 노마드라를 컨셉을 대중화 시켰다고 할 수 있는 노유진씨가 이곳에서 일하면서 이곳을 소개한 이후로 한국에서 이곳을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라고 부른다고 한다. 대단한 것은 없겠지만 그냥 지나가는 길이라 어떤 곳인지 직접 눈으로 한번 보고싶었다. 주말이라 그런지 안내데스크에 헬퍼가 자리를 비운상태였고 몇몇 주말에도 일하는 친구들이 각자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덕분에 내부를 한바퀴 돌며 간단히 스냅 몇장을 기념으로 찍고 나왔다.

정확하진 않지만 창문이 열려있고 대나무들을 이용해서 전통적인 느낌으로 지어진 곳이라 많이 덥지는 않았지만 에어컨은 없는듯 했다. 이미지로만 보여지는 것에 비해서 시설자체는 미니멀리즘에 가깝다고 할까? 지금 일하는 시드니의 WeWork과 비교하자면 그냥 시골학교 느낌이다. 그런데도 하루에 US$20, 한달에 US$275로 발리물가를 고려하면 싸진 않다. 한국 블로거들에게 비쳐진 Hubud은 말 그대로 ‘성지’로 그려지지만 구글 리뷰를 보면 그냥 커피숍에서 무료인터넷 사용하면서 일하는게 훨씬 싸다는 내용이 꽤 있었다. 아마도 Hubud의 가치는 건물이나 인터넷같은것 보다는 그곳에 모여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 Community에서 이루어지는 교류같은게 아닐까 싶다. 그것도 영어가 충분치 않거나 내성적인 성격이라면 그냥 비싼 PC방에 불과할 것 같다.

다음으로는 발리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라고 할 수 있는 Tanah Lot 해상사원이다. 햇살이 좋아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바닷가 끝에 사원을 지어놓았다. 썰물이 되면 건너갈수 있고 밀물이되면 물길이 닫힌다. (관광객은 썰물이라도 사원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 발리가 서퍼들이 좋아한다고 하더니 파도가 제법 세다. 명절이라 전통복장을 한 현지인들이 제물바구니를 들고 기도하려 많이 보인다.

(멀리서 보는 해상사원의 풍경)

점심은 가이드분이 안내해준 Tanah Lot에서 조금 떨어진 Bamboo라는 현지식 식당. 이제 발리음식도 종류대로 다 먹어봤고해서 무난하게 나시고랭 주문. 닭꼬지 2개가 같이 나왔고 맛도 나쁘지 않았다. 하나 남았다는 야자수 음료를 기쁜마음에 주문해서 먹었는데 약간 떫고 미지근해서 아쉬었다. 그냥 콜라나 시킬걸.

가이드분과 상의끝에 원래 일정을 살짝 바꿔서 Kuta에 있는 Discovery Shopping Mall을 먼저 들렀다. 쇼핑몰이 크다하니 시원한 곳에서 살만한게 있는지 구경도 할 겸이었는데 역시 발리는 싸지않다는 결론을 남기고, 크다곤 해도 한국이나 호주의 대도시에 비하면 다소 초라한 규모의 Discovery Shopping Mall을 빠져나와 마지막 목적지인 Uluwatu 절벽사원으로 향했다. 이곳은 공항보다도 더 남쪽이라 공항북쪽인 Kuta에서는 40분정도 이동해야한다.

높은 절벽끝에 사원이 있고 해안절벽을 따라서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어서 산책도 하고 앉아서 일몰을 감상하는 광광객들이 많이 보였다. 풍경은 멋있고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도 멋있었다. 한번은 볼만한 곳이다 싶다. 이곳에도 야생 원숭이들이 많이 있어서 관광객들의 선글래스를 훔쳐가기도 한다는데 이곳을 들를 예정이면 Monkey Forest는 안가도 될정도로 원숭이가 많다.

절벽산책로를 따라 걷는데 중간사이즈의 숫놈으로 보이는 녀석이 와이프에게로 슬슬슬 접근하더니 후다닥 가방에 올라타고는 가방에 달려있는 곰돌이 열쇠고리 인형을 뚝 떼어는 도망간다. 도로 빼앗을 방법이 없어서 뭐하나 지켜보니 먹을수 있는건가 싶어 인형 팔을 물어뜯어보고 배도 물어 뜯어본다. 어쩔 도리가 없어 그냥 놔두고 사진이나 한장 찍고 왔다.

사원을 빠져나올쯤 어느덧 해가지고 Discovery Mall에서 저녁을 먹고 공항을 갈 계획이었으나 길이 너무 막혀서 시간이 안될것 같다. 그냥 포기하고 예정시간보다 40분쯤 일찍 공항으로 이동해서 일정을 마무리했다. 정보에 의하면 발리공항은 밥도 맛없고 커피도 맛없다고 해서 불안감은 있었지만 막상 공항에 들어와보니 꽤 그럴싸한 식당도 커피샵도 있었다.

사람들이 좀 있는 Two Dragons라는 현지식을 파는 곳에서 마지막 저녁을 맛도 없고 겁나 비싸게 하고나서 또다시 겁나 맛없고 겁나 비싼 커피를 한잔 마지막으로 하고 (반드시 식사를 하고 공항으로 갈 것) 발권을 하고 탑승구로 향했다. 발리공항이 특이한 것은 탑승수속을 하고 탑승구로 들어온 뒤에도 Hard Rock Cafe라든지 제대로 된 식당과 커피숍이 있다는 것. 다음에는 공항밖이 아니라면 차라리 탑승수속후에 식당을 이용해 볼까 싶다. 밤 10시반 비행기를 타니 잠시 잠들었다 눈떠보니 시드니 하늘이다. 밤비행이 최고야. 이로서 호주인의 제주라는 발리여행을 마쳤다.  다음에 다시 발리를 일주일쯤 온다면 Ubud에서 걷고 요가하고 마사지받고 맛있는 커피 먹으며 4일쯤 보내고 Pool이 좋은 Seminyak 어느 리조트에서 3일쯤이면 딱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