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엘츠(ielts) 시험을 보고나서

Ielts 공식시험을 처음으로 봤는데, 얼마전 결과가 나왔다. 비싼시험이라 의외로 긴장되긴했는데, 뭐 이렇쿵 저렇쿵 할 것 없이 시험은 실력대로 나온다고 믿는편이라 아마도 대충은 실력대로 나왔다고 생각된다.

결과부터 보면 Reading : 8.0, Listening : 7.5, Speaking : 7.0, Writing : 6.0, 평점 : 7.0 나왔다.

저 숫자들이 의미하는 바를 몇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ielts점수의 가치를 그 점수로 가능한 일들을 가지고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다.

졸업생 비자의 요구사항이 전항목 6.0 이상이기 때문에  가까스로 졸업생 비자는 가능하겠다. 인터네셔널 학생들이 호주대기업에 취업할때 최소 필요점수가 7.0이니 그것도 대충은 되겠다. (물론, 말 많이 하는 직종은 더 높게 요구한다). 호주에서 대학원 가려면 아카데믹 버젼으로 평점 6.5이상, 일부 말 많이 하는 학과나 학교지명도가 높은 대학은 7.0을 요구한다. 그래서 저 점수대는 대충 그런 정도의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할 수 있다.

첨 대학원 갈때 아이엘츠 공부해서 6.5 받기가 귀찮아 대학연계영어코스를 이용했지만, 사실 대학다니면서 느끼는 점은 대학원 공부를 제대로 따라가라면 대학에서 요구하는 아이엘츠의 점수를 받을정도의 영어공부는 학교가 요구하지 않아도 준비하고 가는 것이 맞겠구나 하는 것이다.

그리고 요즘 또 깨닳은 것이 있다면, 성인이 된 후에는 외국 몇 년 나와 산다고 외국인처럼 영어를 한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첨엔 6개월만 지나면 외국어 잘하게 될 줄 알았다). 그래서 요즘은 외국에서 대학나왔다는 친구들에 대해서는 영어실력을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물론 사람나름이긴한데). 사실 나가수를 보면 한국생활 20년씩된 박정현이나 김조한의 한국어가 여전히 어색한 것을 보면 한국사람이 외국나가서 10년이상 살아도 한국인인 우리가 보면 잘하는 것 같지만 외국인들이 볼때는 여전히 어색한 느낌을 계속받게 된다는 것을 짐직할 수 있다. 우리는 한두문장만 들어봐도 박정현/김조한의 한국어가 어색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영어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비결은 결국 한국에 있건 외국에 있건 영어를 계속 공부하는 것 뿐이다. 영어로 읽고, 쓰고, 듣고 그리고 말하고. 외국에서 태어난 10살된 친구들만큼 영어하려면 10년간 하루 12시간씩 공부하면 될까? 매일 영어공부를 6시간씩 한다면 20년, 3시간씩 한다면 40년이 걸린다? 내가 중학교 1학년에 영어공부를 시작해서 지금 근 30년가까지 됐지만 여전히 외국인들과 회의라도 할라치면 알아듣기 바빠 말한마디 끼기도 힘들고, 듣는 중간중간 의미를 놓치는 일도 다반사인걸 생각해보면 시간만 보낸다고 되는일은 아닌게 분명하다.

좀더 구체적으로 내가 받은 아이엘츠 점수를 돌이켜보면,

Reading 8.0, 동양인들은 대체로 읽는 영어에 강하다 공부도 문법위주고, 영어신문이나 Times 읽기같은게 내가 대학때 가장 일반적인 영어공부법이고 혼자서도 읽는건 언제라도 할 수 있으니까. 점수가 가장 잘나오는 영역인 것이 맞는것 같다. 요즘도 이메일이나 뉴스같은것 보다보면 외국사이트를 종종 들어가게 되니까 그것만 읽어도 읽기 공부자체를 따로 할 필요는 없을것 같다. 앞으로도 읽기는 계속 좋아지거나 최소한 유지는 될 것 같다.

Listening 7.5, 아이엘츠 첫시간 시험이 리스닝이라 잠이 좀 덜 깨서 좀 실수가 있었던것 같은데 의외로 잘 나왔다. 근데 리스닝도 혼자서 ABC CNBC, 토크쇼 같은거 계속 보면 되기 때문에 공부할 방법이 부족한 편은 아니다. 다만 그냥 한국라디오 듣듯이 계속 외국뉴스를 망연히 틀어놓고 딴일 하거나, 기차타고 다니면서 외국방송 이어폰으로 끼고 다니긴하는데 듣는 양에 비해서 생각보다 듣기가 늘지 않는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이유를 찬찬히 생각해 보니 막연히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는 방법으로는 들리는 건 계속 들리는데 안들리는건 계속 안들리니까 전혀 늘지는 않고, 나중엔 안들려도 그냥 맘만 편안해 지는 이상한 상태가 되버렸다. 결국 해답은 듣기도 하루에 30분이든 한시간이든 전력으로 집중해서 듣고, 특히 안들리는 부분은 반복해서 들고 스크립트가 있다면 찾아봐서 하루에 하나라도 내것으로 만드는 것을 계속 쌓아나가야 듣기가 는다는 것이었다. 참으로 단순한 이유다. 근데 그걸 모른체 수년을 막연히 듣기만 하면서 늘지 않는다고 투정했던것 같다.

Speaking 7.0, 말하기 시험 담당관이 내 이야기에 좀 지루해 하는것 같아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걱정보다는 괜찮은 점수가 나온것 같다. 근데 리스닝도 마찬가지지만 이 리스닝/스피킹 만큼은 시험점수가 큰 의미가 없다. 무슨 말이냐면, 외국에서 길거리를 다니다 주변에서 외국인들이 자기들끼리 하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거의 들리지 않는다. 또한 내가 외국인에게 말할 때 그 말을 끝가지 참을성 있게 들어주는 외국인은 많지 않다. 이건 교과서 언어와 길거리 언어의 차이점에서 오는 것이다.  리스닝/스피킹 8.0 받아도 외국인들과 농담따먹기 하는 영어는 별도로 배워야 하는 것이라고 본다. 교과서 영어만 공부하면 샛님이 말하는 식의 언어를 구사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스피킹부터는 혼자서는 공부하기가 쉽지 않다, 거울보고 영어스피킹 연습하는 것도 한두번이지 혼자서 중얼거리면 이상해 보일 뿐더러 주고 받는 것이 대화의 기본임을 생각할 때 혼자하는 영어스피킹은 살아있는 영어가 아니지 싶다. 그래서 스피킹은 기본을 익힌 다음에는 부딪히는 수 밖에는 없다. Toastmaster같은 영어로 대중연설을 하는 클럽같은곳을 나가거나 외국 자원봉사단체에 나가서 일하든지, 자꾸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Writing 6.0, 이건 확실히 좋은 점수는 아닌데, full time 영어학원을 마쳤을 1년반 전보다 writing실력이 좀 더 준 것 같다. 외국친구들과 어설픈 대화가 늘면서 그게 writing에 영향을 주어서 글이 점점 informal해지고 문법적으로 맞지않는 표현을 자꾸쓰게 된다는 점이 Writing에 영향을 준 듯하다. 이건 정말로 혼자 공부할 수가 없는 것이고, 외국인과의 대화로도 해결되지 않아서 쉽지 않은 문제다. 한국말이라고 해도 말을 잘하는 사람이나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따로 훈련을 받아야 하는 것처럼, Writing을 잘하고 싶다면 학원을 다니든, 개인교습을 받던, 회사에서 깨지면서 배우든 나름의 방법을 통해서 훈련해야 한다.

호주와서 2년반이 지났지만, 여전히 영어가 힘들다. 앞으로 몇년후에나 영어가 힘들지 않게 느껴질까? 호주에 중학교때 건너와서 정착한 한국인 친구들을 만나보면 영어가 한국어 못지않게 또는 그 이상으로 편하게 느껴지는 것을 본다. 한국말을 40년쯤 썼으니 앞으로 40년쯤 더 영어를 써야 영어가 더 편해질까? 음, 오래살아야 겠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