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여행 7일차 – Ubud

오늘은 슬슬 걸어서 시내로 내려가 보기로 했다. 차로는 5분정도 걸리는 거리지만 걸어가면 20분정도 걸리지 않을까 싶다. 시내로 가는 길은 내리막이라 적어도 가는동안은 힘들지도 않은것 같다. 내려가며 집집마다 걸려있는 명절을 기념하는 장식도 구경하며 으리으리한 대문장식을 가진 집들도 본다. 어쩌면 예전에 고관대작의 집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찬찬히 구경하며 내려가자니 좌우로 수많은 집들이 홈스테이를 광고하고 있다. 예전엔 그냥 개인주택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한국 시골에 민막처럼 집집마다 홈스테이나 게스트 하우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확히 비용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젊은이들에게는 시티에서 가까우면서도 저렴한 숙소가 될만하다. Free Wifi를 크게 써붙인 집도 보인다.

(호텔에서 우붓 시내로 가는 길. 인도가 많이 좁지만 차가 많이 다니지 않아 걸을만 하다)

 

(가정집이며 가게며 집집마다 문앞에다 바다낚시대 같은 장식을 달아놨다. 알고보니 명절을 축하하는 의미라고 한다. 처음에는 발리에서는 항상 이렇게 하는줄 알았다.)

(으리으리한 대문장식. 예전 이곳에 살던 고급관리의 집이 아니였을까. 지금은 게스트 하우스. 다음에 오면 이런곳에서 묵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무료 와이파이 광고중. 저 게스트 하우스 검색해보니 1박에 호주달러 33불. 저곳이 시티중심에서 엄청 가깝다는걸 고려하면 꽤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오늘은 첫 목적지는 이곳에 오면 꼭 사가야한다는 쨈가게. Kou Cuisine. 자매 가게로 비누를 파는 샵이 가까운 곳에 또 있다.

몇군데 다른 가게들도 둘러본후 쨈몇개를 구매한후 더위도 식힐겸 우붓에서 맛있기로 상위에 랭크된 또다른 커피샵, Ubud Coffee Roastery을 찾았다. 유동인구가 좀 적은 작은 샛길에 위치하고 있고 주변에 하수도 공사가 한창이라 손님은 우리밖에 없었지만 커피맛은 단연 Ubud에서 최고라고 해도 될 정도로 괜찮았다. 그런데도 가격은 어제밤에 갔던곳 보다 40%정도 저렴했다. 손님도 없고해서 이곳에서 일하는 현지인 청년과 짧은 수다를 나눴는데. 우리가 호주에서 왔다고 하자 자신도 호주에 가서 돈을 벌고싶다고 했다. 발리에 사는것이 조금은 답답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았고, 이곳을 찾아오는 많은 호주 및 외국손님들과 이야기하면서 외국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꿈을 키웠나 보다. 현재 비자를 준비중인데 학교다닐때 공부를 열심히 안해서 비자가 안나온다고 했다. 그래도 젊고 꿈이 있으니 희망하는대로 호주와서 일도하고 돈도벌기를 바래본다.

(겁나 맛있었던 아이스 라떼. 호주에선 이런커피 먹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맛있음.)

(호주와서 돈벌고 싶다고 했던 가게청년이 반쯤 잘렸다.)

 

다시 시티중심으로 돌아와서 조금은 의무감으로 우붓 궁궐을 둘러봤다. 워낙 작아서 10분이면 다 볼 수 있다. 그래도 궁궐이라는데 너무 규모가 작아서 놀랐다. 그래도 여러 조각들의 정교함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궁궐답게 금장식)

(관광객에게 비공개인 내부공간)

점심으로는 어제 택시 가이드 아저씨가 알려준 Ibu Oka 1 으로 Babi Guling (돼지 한마리를 잡아서 각 부위를 조금씩 모아서 한끼 식사로 제공)를 먹으러 갔는데 명절이라 오늘부터 3일간 휴점이란다.

계획을 급 바꿔서 Tripadviser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왕궁바로 건너편이 있어 아주 가까운 Arang Sate Bar로 갔는데 런치스페셜과 점원이 추천해준 삼겹살 간장 Sate 그리고 누들한가지를 주문했는데 완전 대박 맛있었다. 우붓이 Sate 요리가 유명한가 보다 가는 식당마다 꼬지나 Sate메뉴를 자주볼 수 있었는데 이집의 Sate는 일품이었다. 한끼밖에 먹을 수 없는 작은 위를 가진게 아쉬울 정도.

(눈에 확띄지는 않는 Arang Sate Bar 입구)

(식당 내부)

(사테요리는 뜨거운 돌판위에 나와서 오랫동안 뜨듯. 소스도 일품. 강추.)

배도 부르고 호텔 Pick Up 셔틀시간까지는 어중간하게 시간도 남고해서 호텔까지 걸어서 올라가기로 했다. 그리 먼 길은 아니였지만 점심직후에 더운날씨 그리고 계속되는 여행에 체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올라가는 길이 좀 힘들었다. 이제 노는것도 체력이 부족해서 힘든 나이대로 접어들고 있나보다.

오후에는 풀에가서 한시간쯤 신나게 놀고 4시에 예약해둔 무료 마사지를 받았다. 이 호텔의 장점이라면 깨끗한 (최근에 리뉴얼) 객실과 매일 조식외에도 한끼를 무료로 제공하고 매일 한잔씩 음료(맥주 또는 쥬스)제공 그리고 3박하는 우리에게는 1회의 커플 마사지까지 제공된다는 점. 하루 AU$100안되는 비용을 고려할때 가성비는 절대 나쁘지 않다.

여행 마지막 저녁은 어제 열심히 검색한 남미식당에 가기로 해서 7시 셔틀을 타고 내려가 지도를 보며 식당을 찾았는데 왠일인지 식당에는 손님이라고는 한팀밖에 없고 받아본 메뉴도 기대하던 것과 너무 달라서 I’m sorry를 외치며 테이블에서 일어나 나와버렸다. 어찌된 일인지 어제 검색해서 저장해둔 식당이 분명한데 그리고 구글평가도 좋게 나와있는데 손님들이 그득그득한 다른 식당과 달라 너무 썰렁해서 아무래도 불안했다. 게다가 어제 알아본 남미메뉴가 아니였다. 뭔가 어찌된건지 모르겠지만 어제 졸다가 식당 2개를 헷갈려 버리것 같다. 왔던길을 거슬러서 또다른 맛집이라고 알려진 Melting Wok으로 갔다. 자리가 꽉찬것은 물론 예약이 Full Book이라 자리가 없다고 한다. 오다보니 자리가 꽤 남는 식당들도 있기는 했지만 그런곳은 왠지 이유가 있을것 같아서 다 스킵하고. 와이프가 추천을 봤다는 Fair Future Foundation (Fair Warung Bale)이라는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이 식당을 운명하는 분은 발리에서 무료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사로 그 운영자금을 이 식당을 통해서 공급하고 있다고한다. 이런 이유로 맛도 평범하고 에어콘도 안나오고 깨진 접시에 서빙하는 이곳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는 것 같았다. 호텔쪽으로 왔던길을 더 거슬러 올라가 식당에 도착해보니 이곳도 빈자리가 없이 손님으로 꽉 차있다. 도착하자마자 예약했는지 물어본다. 큰소리로 No를 외치고 눈치를 보고 있으니까 직원이 5분만 기다리라고 한다. 한 10분쯤후에 자리를 배정받아 주문을 하고보니 이미 8시가 넘었다. 7시 셔틀로 내려오고 9시반 마지막 셔틀로 돌아가기로 했는데 주문하고나니 8시. 아직 음식이 안나온 테이블로 많이 보이고. 오늘 얻은 교훈이라면 Ubud 에서 괜찮은 식당에 저녁을 먹으려면 비수기에도 예약은 필수.

(입구)

(식당내부. 카운터에 앉아있던 저분이 이 곳과 무료 의료서비스를 운영하는 의사.)

식사가 끝나갈때문 명절이라 그런지 사자탈과 함께 어린학생들이 전통악기를 연주하며 거리를 돌고 있었는데 이곳 식당에도 난입해서 Donation를 요청한다. 우리도 잔돈을 조금 쥐어주었는데 결국 식당직원에게 쫓겨나갔다. 근데 이런 학생들 무리가 한두팀이 아니고 시내에만도 가는곳마다 보일정도로 많이 있다. 거리를 돌고 가게마다 들어가서 Donation을 받는 게 일종은 풍습인가보다. 설이되면 호주에서도 중국인들이 사자탈춤을 추고 전통악기를 연주하며 가게들을 돌면서 돈을 받곤 했는데 비슷한 풍습인가 보다. 가게를 나올때 이곳을 운영하는 의사선생이 날보며 Thank you Sir!하고 크게 외친다. 발리판 살아있는 슈바이쳐 박사다. 돈보다도 뜻을 위해 사는 사람을 보니 작아지는 느낌이다.

(사자탈과 학생들이 직원들에 의해 쫓겨나는 장면)

밥을먹고나니 셔틀까지 시간이 많이 남지는 않았지만 마지막으로 3번째 맛있는 커피, Coffee and Co. 를 찾았다. 왕궁에서 Monkey Forest St.으로 남쪽방향으로 한블럭정도 되는 거리에 있다. 맛도 좋고 조용하다는 구글평이있는 곳이었다. 다만 우리가 갔던 시간대에는 일하는 여성 점원3명만 있었는데 사장이 없어서 그랬는지 스피커폰으로 누군가와 통화하면서 자기들끼리 큰소리로 웃고 떠들고 하는게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잠시후 사장또는 매니저로 보이는 사람이 나타나자 갑자기 대화가 사라지고 음악을 그자리를 채웠다.

발리에서 아쉬운 점이라면 일하는 사람들이 느리거나 대충대충 한다는 느낌이 있는데 사람들이 욕심이 없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덕분인지 강력범죄는 별로 없다고 하니 뭐든 하나가 좋으면 다른하나가 나쁜게 세상이치인가 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Coffee and Co. 를 떠나 9시 반 셔틀을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저녁에도 관광객들이 길거리에 많이 다니고 가게들도 대부분 늦게까지 영업을 하고 있어서 밤거리 산책이 불안하거나 하지는 않다. 9시가 넘으면 대체로 한산해 지기는 했다. 비수기에 화산걱정으로 관광객이 많이 준 것을 고려하면 성수기에는 밤에도 바글바글 하지 않을까싶다.

(우붓 밤풍경. 여전히 사람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