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강 사람속 – 구병천

4.19 세대가 있었다. 자유의 문제가 그들의 관심사였다. 유신세대가 있었다. 평등의 문제가 그들을 괴롭혔다. 광주세대가 있었다. 역사에의 열정이 그들을 아프게 했다. `62(`63)세대가 등장한다. 나이 30세. 그들은 무엇에 괴로워할 것인가. 놀이야말로 그것이 아닐까.

적어도 소설을 쓴다는 일에 자기의 모든 것을 투척하는 용단이 있어야 한다. 평생 도를 닦는 스님들같이 말이다. 안이하게 나도 한번 해보자는 투로 덤벼들어서는 절대로 이를 수 없는 길이 이 길이다.

산업사회에서 후기산업사회로 넘어가는 오늘의 모든 것이 기호화하고 인간성이 괴멸되는 세상을 풍자하고 고발하는 몫을 잘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타인들의 삶을 애써 들여다보지 않는다. 무관심의 이름하에 엉터리 자유를 구가한다. 그리고 모든 가치는 수치로 표현되며 현재 통용되고 있는 지폐가 유일한 언어이다. p.15

내가 보기에 남인 그녀가 그녀가 보기에 남인 나를 사랑하고 있는가? 도대체 남을 사랑할 수 있는가? p.29

소설의 내용이 굳이 도덕적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한걸음도 양보할 수 없는 것은 진실, 참모습이어야 한다. p.33

이 시대에 통용되고 있는 지폐를 보면 で문은 무보다 강하다と라는 속담과 가부장적 권위주의와 핍박받는 하층민들의 삶과 한국 여인들의 인고의 역사를 배우게 된다. p.71

하루에 겨우 두 바퀴밖에 돌지 못하는 시계탑의 시침이 벌써 십 년이라는 세월을 순식간에 돌려 놓았다. p.77

주민등록번호가 620411 – 1642710인 남자가 믿고 있는 사랑 따위의 감정놀음은 종이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일 뿐이며 그것은 종이가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몇 가지의 약점을 소홀히 한 어리석음과 다름 없다. p.150

마지막으로 내가 터득해 낸 것은 세상은 가치 있는 것도, 의미 있는 것도, 진지한 것도 아니더라는 거야. 사람들이 말하는 우정이나 사랑 따위의 지고한 감정도 따지고 보면 유치한 감정놀음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거지. 모든 것이 허위의식에 불과하다는 것을 나는 그 때 이미 알아버린거야. p.188

이 시대의 최대의 연애론은 투유 쵸코렛으로 사랑을 전하고 쌕쌕을 함께 마시는 것 정도로밖에 기술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 시대의 우정론 역시도 지금 마시고 있는 OB맥주의 광고 문안처럼 OB가 좋다! 사람들이 좋다! 그리고 페놀도 좋다! 정도 이상으로는 기술할 수 없을 것이다. p.189

스포츠는 살아있다. 아디다스.

섹스는 살아있다. 에이즈 p.251

ぢ우리는 서로 만남도 없고, 깊이도 없는 세대다. 우리의 깊이는 나락과도 같다. 우리는 행복도 모르고 고향을 잃은, 이별마저도 없는 세대이다.っ

ぢ우리는 신이 없는 세대다. 왜냐하면 우리는 서로 만남도 없고 과거도 모르며, 감사할 아무런 것도 갖지 않은 세대이기 때문이다.っ

볼프강 보르헤르트, ゛이별없는세대ゝ p.258

책을 태워 버려야 한다. 무수한 주의와 주장에 매몰되어 익사 직전의 나를 구출하기 위해서는…….

진지함은 싫어! 심각함도 싫어! 그러나 세상살이에는 늘 새로운 화장술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신은 인간의 반란을 예비하여 서로를 철저하게 무관심하도록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p.260

사상과 종교를 거대 고정관념이라 불러도 좋은가?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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