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자동차여행 : 시드니에서 아들레이드까지 8 _ Kangaroo Island 1

Sleeping seal in Kangaroo Island
Sleeping seal in Kangaroo Island

무척 기대하던 캥거루 아일랜드로 들어가는 날입니다.

페리가 아침 10시에 Cape Jervis에서 출발하는데 전날 밤에 GPS를 찍어보니 110Km 거리에 예상 시간은 1시간 50분으로 나오네요. 결국 아침 6시부터 일어나 더듬더듬 아침 먹고 텐트를 걷고 부산을 떨었습니다.

이번 전체 여정 중에 3박을 캠핑을 하지 않았는데 그 중 2박이 바로 캥거루 아일랜드에서 였습니다.

처음 계획은 물론 캠핑이었고 이미 캠핑장도 다 알아보고 출발했었는데 일기예보가 심상치 않네요. 시속 80Km의 강풍주의보와 함께 “비” 입니다. 결국 어제 오후에 급하게 캥거루아일랜드 내의 Lodge를 일박에 60불에 2박 예약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또…시련의 시작일줄이야…흑…

캥거루 아일랜드로 들어가는 페리를 타야 하는 Cape Jervis 까지는 Fleurieu 반도 (이건 어떻게 발음해야할까요? ” Difficult to pronounce but difficult to forget” 이라는 관광 브로셔의 문구가 딱 들어맞습니다. )를 따라 쭉 내려와야 합니다. 길이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시간도 급하고 중간에 차를 못세워서 결국 눈만 호강했네요.

차안에서 급하게 찍은 몇 장입니다. 사진이….좌절이네요.

한가지 tip. 차를 갖고 캥거루 아일랜드로 들어가실 분은 반드시 기름을 아들레이드나 혹은 첫번째 나오는 주유소에서 꼭 넣으세요. 의외로 섬안에서의 이동거리가 꽤 많습니다. 우리는 시간에 쫓겨 cape jervis가서 넣었는데 가격이 리터당 출발지보다 20c나 더 비쌌습니다. 캥거루 아일랜드에서는 그것보다도 10c가 더 비싸더군요. 헉!!!!  그런데 캥거루 아일랜드가 지도로 볼때는 작다고 생각되었는데, 막상 들어가보면 이동거리가 장난이 아닙니다. 하루에 백몇십킬로는 보통입니다. 결국 섬안에서도 기름을 넣어야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 십상입니다.

캥거루 아일랜드로 가는 Sealink Ferry입니다. 솔직히 가격이 너무 비싸기는 합니다. 온라인예약 (http://www.sealink.com.au/) 으로 할인받고 차한대와 사람 두명에 $348입니다. 이건 뭐….

섬에 갖고 들어갈 수 없는 것들입니다. 꿀 관련 제품 모두 안됩니다. 캥거루 아일랜드의 벌들이 특별한 품종이라 그렇다더군요. 그래도 SA경계를 넘어올때 처럼 검사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Too good to spoil” 이라는 말이 적용안되는 자연이 어디 있을까요….

캥거루 아일랜드로 들어가는 길은 파도가 엄청납니다. 원래 멀미 따위와 거리가 먼데, 배가 출발하면서 도착할때 까지 55분간 내도록 늘어져서 누워있었습니다. 그 덕에 사진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OTL

페리가 섬의 동쪽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첨 섬 북쪽을 타고 서쪽으로 들어가면서 보게되는 모습은 그냥 세상에서 떨어져 나온 조용한 섬동네의 모습입니다.

제일 먼저 들렀던 America River입니다. 성수기도 아니고 여름도 아니라 쓸쓸하기 까지 합니다. 그래도 돌아나오다 보니 public 캠핑장에 서너개의 텐트가 서 있더군요. 우리도 고려했던 곳입니다….텐트들도 작던데 밤에 부는 바람에 어떻게 견딜지 슬며시 걱정되더군요.

Kingscote에  들러 점심을 먹고 가장 기대했던 Seal Bay로 향했습니다.

길들은 너무 예쁩니다. 남극에서 불어온다는 이름에 걸맞은 사나운 바람 때문에 반쯤 누워버린 나무들도 신기하더군요.

그런데….캥거루 아일랜드는 road kill이 너무 많습니다. 과장 조금 보태면 거이 200m에 하나씩 정도 되겠더군요.  포장도로는 거의 100~110km가 제한속도라 로드킬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을 듯 하긴 합니다. 아무래도 관광객들보다는 현지 주민에 의한 로드킬이 더 많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섬 내부의 트럭이 작업용 차량들은 정말이지 무서울만큼 질주를 하더군요.

Seal Bay는 가이드 투어와 보드워크에서 자유 투어가 나뉘어져 있습니다. 가격차이는 좀 나지만 가이드 투어를 강추합니다. Sea lion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도 좋고 아무래도 가이드투어가 좀 더 가까이 가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학생 컨세션 받아서 일인당 24$, 어른은 30$입니다.

가이드 투어도 시간이 있으니 잘 맞춰야 합니다. 우리는 2시 10분쯤 도착했는데 2시반 투어가 가능해서 20분정도 방황했네요.

왼쪽 길은 Boardwalk를 통해 자유관람 하는 길이고 Beach tour는 가이드와 함께만 가능합니다.

입구에 보면  ” observe, not interact” 라는 말이 있습니다.

boardwalk입니다. 여름이라면 좀 더 많은 sea lion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긴 합니다.


고래뼈도 있더군요. 설명을 보니 다른쪽 해안에 죽어서 올라온 새끼 고래의 뼈라고 합니다.

이 쪽이 가이드 투어로 갈 수 있는 beack walk입니다. 차이가 좀 나지요?

남극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아주 강하고….그리고 너~무 추웠습니다. 보드복 껴입고 안에 털 옷까지 입었는데도 감당이 안되더군요. 바람이 살을 에입니다. 사진 찍는 내도록 손이 너무 시렵더군요.

2시반에 가이드 투어를 시작하는데 일행이 아무도 없습니다. 딸랑 둘…그래서인지 가이드 아저씨가 설명을 천천히 매우 잘 해주시더군요.

기본적으로 sea lion은 맹수류이고, 빠르게 달릴 수 있으니 옆으로 지나갈 때는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고 몇번씩이나 얘기해주십니다. 특히 자식을 위협하는 듯한 느낌이 들면 어미가 사납게 변하므로 길위에 널부러져 있는 놈들을 최소 1m이상의 거리를 두고 조용히 돌아서 지나쳐야 한다고 강조하시더군요. 그리고 소음에 민감하므로 카메를 가까이 들이대고 찍지말라고 합니다. 투어 내도록 가이드 아저씨의 캥거루 아일랜드에 대한 자부심과 자꾸만 변해가는 모습에 대한 아쉬움을 많이 느꼈습니다.

beach로 내려가는 길에 발견한 왈라비입니다. 좀 불쌍해 보이네요.

가이드 투어 길가로 올라와 잠자고 있는 이 녀석은 바로 드라마의 주인공입니다.

기본적으로 sea lion의 어미는 냄새로 자식을 식별합니다. 그래서 자기 자식이 아니면 절대 먹이도 주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어미들이 3일씩 바다에 나가서 사냥을 하다보면 결국 못 돌아오기도 하는데 그러면 새끼들 역시 이렇게 굶주려서 죽어간답니다.  등에 툭 튀어 나온 것이 바로 등뼈입니다. 어미와 함께 있는 새끼들은 모두 포동포동해서 절대 저렇게 뼈가 나오질 않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저 녀석은 10일만에 어미를 만났답니다. 얼마나 다행인지…..옆에 가서 잘 버텼다고 토닥토닥해주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beach에서 만난 sea lion들입니다.

운 좋게 바다로 들어가는 녀석을 보았습니다. 녀석의 덩치에 비하면 파도가 너무나 거친데도 몇번의 시도끝에 먼 바다로 사라져가더군요. 정말 자연의 힘이 대단합니다.

이 녀석은 3일의 사냥을 마치고 막 돌아와서 탈진한 채 쓰러져 있습니다. 애처롭기까지 하네요.

여기에 또 한 편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 어린 녀석은 지 어미를 찾는 녀석입니다. 바다에서 한 마리가 올라오니 자기 어미인가 싶어 부지런히 쫓아갑니다.. 자기 새끼가 아니니 모두 외면하고 심지어 가까이 오지 못하게 위협도 하더군요.  사진으로 보니 그런데 저 녀석의 어미를 찾는 울음 소리에 저도 같이 울었습니다. 얼마나 애처롭던지 제가 데려오고 싶더군요.

네, 이 녀석입니다.

그리고 결국 사고를 칩니다. 바다로 들어가는 한 넘을 죽어라 쫓아 들어가더군요. 어미가 아닌 녀석은 매몰차게 외면하고 바다로 들어갑니다. 저 어린 놈은 결국 바다에서 파도에 휩쓸려 나오지 못하고 버둥거리더군요. 거의 5분을 넘게 버둥거리다가 운좋게도 큰 파도에 밀려서 해변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탈진했는지 꼼짝도 못하고 누워서는 움직이질 않더군요. 저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거의 10분을 넘게 보고 있었습니다. 저렇게 자기 어미를 찾지 못하면 위에 보이는 불쌍한 아이처럼 결국은 굶주려서 죽어갈테지요…

동물의 왕국등에서 화면으로 보던 것과 내가 직접 눈으로 보고 듣는 것은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냥 저렇게 흘러가는 것이 자연이겠지만 정말이지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팠습니다.

그렇게 한시간 반을 넘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벌써 어둑어둑해집니다.

숙소를 찾아가야 할 시간인데 비가 미친듯이 내리며 강풍이 몰아치기 시작합니다. 텐트 안치기를 잘 결정했다고 좋아하며 숙소인 lodge를 찾아가는데 헉…..들어가는 길이 완전 unsealed road입니다. 전화로 설명을 들을 때는 main 도로에서 5분만 들어오면 된다고 하는데 비가 내리고 시야가 어두워지니 거의 15분을 따라 들어간 듯하네요.

그리고 도착한 숙소…..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당황해서 두들겨도 보고 경적도 울려봤지만 인기척도 안보입니다. 전화가 안터지는 지역으로 들어선지는 오래되었고 결국 가장 가까운 Parndana로 나갔는데 (그래도 30분입니다) 휴대폰은 여전히 불통입니다. 공중전화로 전화를 했더니 전날 폭우가 쏟아져서 Lodge의 모든 시설이 불통이 되었답니다. 전화,전기,수도…..그래서 우리에게 연락도 못하고 본인들도 다른 곳으로 피난을 나왔다고 내일 다시 전화하겠다고 하며 훅 끊어 버립니다. 황당 그 자체…..6시가 지나 이미 날은 어두울데로 어두운데 비까지 쏟아지고 이건 당최 어떻게 해야할지 싶어 일단은 가장 큰 도시인 Kingscote로 다시 나갔습니다. 근처의 캠핑장 두군데에 전화를 해보니 보수중이라 안된다고 합니다 Penneshaw까지 나가면 YHA도 있긴 하지만 거의 한시간을 넘게 다시 나가야하니 결국은 일박에 $130을 주고 Kingscote의 모텔을 잡았습니다. 원래는 일박에 $140인데 이박하기로 하고 20불을 깎았네요. 전체 일정의 숙박비와 여기서의 2박 숙박비가 거의 맞먹습니다만…… 여행을 하다보면 이런 일도 생길수 있는 거다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모텔 시설을 좋습니다. 히터도 잘 나오고, 싱크대도 있어서 웬만한 건 다 가능합니다. 단!!! 불을 피우는 취사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모텔 사업허가상의 규정에 따른 문제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지붕있는 집안에 들어오니 너무 편하고 좋네요.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