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자동차여행: 시드니에서 아들레이드까지 15 Wodonga

 

그램피언스를 떠나 다음 목적지인 Wodonga로 가는 길입니다.

그런데…거의 멜번 가까이 와서 사고가 터졌습니다. 잠시 rest area에서 쉬던 남편이 타이어들을 보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저를 부르더군요. (역자주: 화자는 제 와이프입니다. ㅎㅎ)

정말이지 태어나서…..타이어의 실밥이 터져나온건 처음 봤습니다.

지난번 차량 정기 점검 때 많이 닳았던 앞타이어만 갈고 뒷타이어는 이번 여행후에 갈려고 그냥 두었는데 캥거루 아일랜드와 그램피언스의 unsealed road를 4WD로 달리면서 많이 마모가 되었었나 봅니다. 타이어 옆면이 거의 다 갈려서 안쪽의 갈색 실밥이 보이더군요. 사진을 찍어놨어야 하는데….정신이 없어서 못 남겼네요…..

둘이 심각하게 의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대로 일정을 다 소화할 것인가 아니면 멜번으로 가서 교체를 하고 갈것인가…

그런데 우리 차 타이어가 좀 광폭이거든요. 미리 주문하지 않으면 없는 경우도 많고 혹시 있더라도 급하게 사면 결국은 비싸게 사야하니까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물론 갈 길도 너무 멀었구요.

그래도 결론은….고속도로를 110km로 달리다가 이대로 터지기라도 하면…”죽는다” “갈아야겠다” 였습니다.

결국 급히 아이폰을 두들겨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큰 타이어 가게를 찾아보았습니다. 멜번 근교 West Sunshine 에 보니 큰 타이어 체인점이 몇몇 있더군요. (Sydney의 Silverwater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쇼핑몰은 굉장히 큰 게 있더군요). 최대한 천천히 달려 Bob & Jane 과 Tire Factory에 들러 가격을 물어보고 네고를 했습니다만…..예상대로 타이어를 구하기가 쉽질 않더군요. 더구나 금요일이라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Bob & Jane에서 타이어를 수소문해줘서 (비싼 가격에) 차를 맡기고 점심을 먹으면서 할일 없이 쇼핑몰을 방황했습니다. Holiday Park에 전화를 했더니 자기네는 5시면 퇴근한다고, Ensuite 의 열쇠를 Reception 문에 붙여 놓겠답니다.

타이어를 갈고 멜번의 금요일 퇴근길 정체를 헤치고 Boathaven Holiday Park 에 도착한 시간이 어느 덧 7시 반….해는 이미 져서 깜깜하고 비도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합니다. 당최 캠핑장을 들어가는 입구를 못 찾아서 두 번을 길 위를 왕복하고, 캠핑장에 들어와서는 캠프사이트를 못찾아서 한참 방황했습니다. 이건 캠핑장안이 완전 미로같더군요.

겨우 찾아낸 사이트로 차를 갖다대니 풀숲에서 토끼들이 후다닥 도망칩니다.  여긴 캥거루대신 토끼인가 봅니다.

작업등을 켜고 텐트를 치고 라면 대충 끓여 먹고는 그대로 곯아 떨어지려고 하는데….11시쯤 뒤늦게 도착한 카라반 밴 두대가 길을 잃었나 봅니다. 우리 텐트의 앞쪽과 뒤쪽으로 번갈아 가며 두어바퀴를 빙빙 돌더군요.

 


다음 날 아침….정신을 좀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캠프사이트는 바로 Lake Hume에 붙은 퍽 경치가 좋은 곳입니다.

Ensuite site 1박에 회원 할인 $35입니다.

Ensuite도 바로 얼마 전에 renewal을 했는지 이번 여행에서 본 중 가장 깨끗하더군요. 대신….Hot water를 시간을 정해서 틀어주나봅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아침 일찍 샤워하려고 샤워꼭지를 열었는데 거의 10분이 지나도 온수가 안나와서 대략 낭패를 봤습니다. 아침먹고 reception에 항의 하려 가기 직전 혹시나 해서 다시 틀어보니 펑펑 나오더군요. 아무 생각없이 씻고 나왔는데 밤에 신랑이 똑같은 낭패를 당했습니다. 저녁 먹고 설겆이할때까지는 온수가 잘 나왔었거든요. 다음날도 물어본다는게 뭐 이제 집에 갈꺼니까…하고는 그냥 와버린지라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ㅎ

 

한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 이 캠프 사이트는 실제 여행객을 위한 캐빈과 사이트보다 거주하고 있는 resident의 비율이 훨씬 높다는 점입니다. 경치가 좋은 쪽의 캐빈은 거의 거주자용인 것 같습니다. For Sale 간판이 걸린 집도 꽤 있더군요.

 

Reception안의 Kiosk에 간단한 먹거리 (우유, 달걀, 빵 등)를 판매하고 있고 차타고 3분 거리에 grocery가 있습니다. 오전에 달걀을 사러 갔더니 grocery 옆의 풀밭에서 캥거루가 뛰놀고 있더군요….뭐 이젠 당분간 캥거루는 별로 관심 안 갈 만큼 많이 보고 오긴 했습니다만….

요놈이 밤에 왔을 때 후다닥 뛰어가던 토끼입니다. 거주자들이 주는 식빵 조각에 이미 길들여져 있더군요.

 

그램피언스에서 부상을 입은 녀석 대신 텐트 바닥에 깔던 녀석으로 타프를 쳤습니다. 아픈 아이는 바닥으로 보냈구요. 바닥에 두껍게 깔린 저 방수포 보이시나요? ㅎㅎ

이 곳의 날씨는 그램피언스와 다른 추위를 선사합니다. 왜 바람도 세지 않은데 은근히 추워지면서 뼛속까지 시린 그런 추위…서울에서나 맛보던 그런 추위입니다.저렇게 얇은 타프를 쳐서 그런지 팬히터를 돌리고 전기장판에 침낭까지 완전 말고 잤지만 두꺼운 방수포로 텐트를 완전히 감쌀 때 보다  은근 추웠습니다.

타프 치는 건 아무래도 한참을 더 연구해보아야할 과제인 듯 하네요.

 

캠핑장 시설은 다른 곳과 대동소이합니다. 캠프키친, amenities, Game room, 놀이터와 점핑필로우가 있구요, 풀장도 있습니다. 밤에 깜깜할 때 와서 몰랐는데 우리 사이트 바로 옆이 놀이터와 점핑 필로우라 정말………시끄럽더군요….사이트를 바꿔달라고 할까 고민 많이 했는데 텐트 치고 걷는게 너무 귀찮아서 그냥 꾸욱 참기로 했습니다. 낮시간에 애들이 떠드는건 뭐라고 할 수도 없는거니까요.

 

이 곳의 캠프 키친은 약간 특이합니다. 전기 스토브- BBQ- 개수대를 셋트로 해서 묶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식당 구역은 개방형으로 툭 터져 있어서 춥고…비가 들이칩니다.

 

 

전자레인지 대신 오븐이 있구요…저 빨간 문이 냉장고입니다.

 

 

토스터기와 캐틀은 있습니다.

 

 


그런데 이 흉악한 넘들….BBQ와 스토브를 쓰는데 돈을 받는군요. Pambula beach resort 이후 처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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